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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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기초지수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쏠림 현상이 나타나 금융당국이 주목하고 있다. 2015~2016년의 홍콩 증시 폭락이 재연될 가능성을 고려해 ELS 시장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위험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 규모는 48조1000억원으로 반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하반기 ELS 발행규모가 45조5000억원으로 직전 반기 최고치였음을 고려하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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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발행된 ELS의 91.3%(43조9000억원)가 원금비보장형 상품이었다.

상반기 발행된 ELS의 기초자산으로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78.6%)와 홍콩H지수(71.1%)가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콩H지수를 기초로 하는 ELS 발행에 대한 자율 감축 규제가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해당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 규모가 지난해 하반기 8조5000억원에서 34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융당국은 변동성이 높은 홍콩H지수에 대한 과도한 쏠림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홍콩H지수 기초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잔액 비중은 지난해 말 14.5%에서 올해 상반기 말 35.0%로 크게 뛰었고, 자율 규제 도입 당시 비중(37.0%)에 근접하고 있어 쏠림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미중 통상마찰 등으로 홍콩H지수가 하락하고 있어 투자자가 만기에 손실을 볼 수 있는 구간(녹인)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의 발행잔액 비중도 40.6%로 높지만 해당지수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 지수인 만큼 시장의 우려는 낮다고 평가했다.

또한 올해 ELS의 은행신탁 판매 비중이 증가하면서 불완전판매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발행된 ELS의 58.5%(13조7000억원)가 은행신탁을 통해 판매됐다. 은행신탁을 통한 ELS 투자자는 증권사 공모 대비 상대적으로 신규 투자자(32.6%) 및 고령투자자(39.2%)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ELS 발행 규모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쏠림현상 예방을 위한 위험측정지표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ELS 발행 및 판매사와 간담회를 열어 업계 측에서 자율적으로 쏠림현상을 분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또한 파생결합증권의 발행 및 판매와 관련, 은행 및 증권사가 특정지수 쏠림에 대한 제반 위험 관리와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체계를 구축했는지를 점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측은 "과도한 홍콩H지수 쏠림이 지속되고 2015~2016년과 같은 지수 하락추세가 지속되는 경우 관련 기초 파생결합증권 발행감축 자율 규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증권사의 경우 헤지자산과 고유자산 간 구분관리 현황과 투자대상 자산요건 준수여부에 등에 대한 점검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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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