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전운이 짙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무역마찰 영향에서 한발 비켜서 있는 유통·식음료 등 내수주가 올 여름철 투자처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건설 등 실적이 개선세이면서 최근 낙폭이 컸던 업종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역전쟁 불똥 피해갈 종목… 유통·식음료 등 내수株 뜬다
무역전쟁 긴장감이 커지면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고 국내 증시도 조정받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이후 1조7739억원(지난 10일 기준)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정보기술(IT)주 등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업종의 실적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분쟁의 무풍지대 종목을 찾는 게 필수가 됐다고 지적한다. 국내 유력 내수주가 ‘톱픽(최선호주)’으로 거론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환율 변동성 구간에서 안전지대 투자 대안으로 내수주가 피난처가 될 수 있다”며 “미디어·유통·음식료 등 업종이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CJ대한통운 롯데푸드 등 종목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CJ대한통운은 경기 광주에 세운 ‘곤지암 허브 터미널’이 다음달 가동되면 택배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롯데푸드는 팜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지난 3일 장중 연중 최고가(87만6000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카이라이프, 애경산업, 매일유업 등도 상승세를 탔다. 설태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고 해서 무역마찰 무풍지대에 속한 기업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넓은 내수시장과 지배적 시장 지위를 가진 기업이 많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최근 하락폭이 확대된 낙폭과대주들도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건설 기계 등 업종은 최근 주가가 하락했지만 2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더 늘어나는 추세여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업종으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에너지 및 건설업은 2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각각 1조1000억원, 9000억원이었다. 최근(6월 말 기준)에는 1조2000억원, 1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낙폭과대 종목은 자칫 반등하지 못한 소외주만 선별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등했다가 단기간 조정받은 종목이나 1년 전 급락한 뒤 움직임이 없는 종목은 모두 낙폭과대주로 보기 어렵다”며 “최근 1년과 3개월 수익률 평균이 모두 낮은 종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이 같은 기준에 해당되는 종목으로 동국제강, 한세실업, LG디스플레이, 한샘, LIG넥스원 등을 꼽았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