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선에 주저앉으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자 투자자들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하반기 반등이 기대되는 저평가주를 찾아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난달 18일 코스피지수는 2376.24를 기록하며 지난 2월 이후 3개월여 만에 24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장중 한때 2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언제라도 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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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내 박스권을 맴돌던 증시가 6월 들어 갑자기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환율과 금리 등 대외 변수 악화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약 1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1조8752억원)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를 돌파한 데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 실적 등 여러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모처럼 찾아온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인식하고 매수를 권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 남·북·미 종전선언과 함께 유엔 대북 제재가 풀리고 경제 협력이 본격화되면 매수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평소 눈여겨본 종목 중 주가가 과도하게 빠졌다 싶은 우량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발(發) 무역전쟁 이슈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으나 미·중이 수면 아래에서 협상을 진행 중이라 급격한 쏠림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국내에서도 미국 증시에서처럼 실적 시즌 기대감이 높은 종목군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조민규 파트너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조정은 언제나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며 “상반기가 바이오와 경협 기대에 따른 중소형주 위주 모멘텀 장세였다면, 하반기는 대형주 위주 실적 장세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