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투자한 지역은 미국이다. 국내 해외주식 투자액(20일 잔액기준, 120억5879만달러) 가운데 44.83%(54억671만달러)가 미국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다. 올 들어 매수한 전체 해외주식(91억8527만달러) 중에서도 64.02%(58억8072만달러)가 미국에 몰려 있다.

미국 주식 선호는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미국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상반기 세계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글로벌 주식투자 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금 가장 믿을 만한 시장은 미국’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펄펄 끓는 美 증시… 글로벌 자금 블랙홀
26일(현지시간) 글로벌 펀드정보업체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의 주간 집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투자하는 세계 펀드엔 지난 5월9일부터 7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 기간에 미국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총 383억7832만달러(약 42조8032억원)로, 조사대상 16개 지역 중 자금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 펀드에 7주 이상 연속 순유입된 것은 2013년 3월6일~4월17일 이후 5년2개월 만이다.

미국은 기술주 시장인 나스닥이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은 26일 7561.63으로 장을 마쳐 상반기 9.53% 상승했다.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지난 2월 초 미국발(發) 글로벌 증시조정 직전의 고점까지 다시 올라간 것은 나스닥이 유일하다.

주식 투자자들이 미국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율이 세계 주요 증시 중 최상위권에 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및 나스닥 구성종목의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각각 35.7%와 26.9%다. 프랑스(CAC40지수 구성종목, 23.6%) 영국(FTSE100, 23.0%) 한국(코스피, 12.1%) 독일(DAX, 11.1%) 일본(닛케이225, 7.7%)보다 높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S&P500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의 시총 비중이 1999년 미국 정보기술(IT)주 거품붕괴 직전이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미국 상업은행의 예금 대비 대출 비중(76.7%)이 1999년(100%), 2008년(98%)보다 훨씬 낮은 점 등을 감안할 때 거품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