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6일 오후 3시40분

1970년대 서울 랜드마크 빌딩이었던 서울 청계천로 삼일(31)빌딩(사진)이 미국계 투자회사에 팔릴 전망이다.

2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일빌딩을 보유한 홍콩 스몰록인베스트먼트는 이지스자산운용-그린오크 컨소시엄과 건물 매각을 협의하고 있다.

[마켓인사이트] '옛 서울 랜드마크' 삼일빌딩, 미국계 투자사에 팔리나
가격은 1500억원가량이며 거래 성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을 통해 투자를 타진한 그린오크는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부동산 투자회사다. 건물을 개조해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가치부가형) 투자를 많이 하는 곳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도쿄 등에서 부동산 투자를 했지만, 한국에 투자한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청계천로 85에 있는 삼일빌딩은 삼미그룹의 모태인 대일목재공업이 사옥 건물로 쓰기 위해 지었다. 유명 건축가 고(故) 김중업 씨가 설계했으며, 31층 110m 높이로 1970년대 ‘한국 최고층 빌딩’으로 이름을 날렸다. 연면적은 총 3만5200㎡다. 1971년 준공 이후 세운상가, 청계고가도로와 함께 서울의 명물로 꼽혔다. 지방에서 서울로 오면 기념사진을 찍는 곳이 삼일빌딩이었다. ‘근대화의 상징’으로 불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빌딩을 종종 찾았다.

그러나 1985년 여의도 63빌딩이 완공되면서 최고층 빌딩 자리를 내줬다. 경영난에 몰린 삼미그룹이 산업은행에 건물을 매각해 한때 산업은행 본사 건물로 쓰이기도 했다. 2001년부터는 홍콩계 스몰록인베스트먼트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