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코스피지수는 26.08포인트(1.10%) 하락한 2337.83으로 마감했다. 미국 금리인상, 미·중 무역전쟁 악재로 지난 12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하다가 전날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시 조정받았다. 이날 오전 한때 0.28% 상승했던 코스피지수는 장 마감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외국인투자자(순매도 규모 1293억원)와 기관투자가(3036억원)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요즘 투자자들은 언제 어떤 외부 변수가 나타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현금 비중을 늘리되 적정 수익률 유지를 위해 주식 투자를 놓고 싶지 않다면 주가를 결정짓는 실적, 수급,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 집중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살얼음판 증시… "실적개선 저평가株에 집중할 때"
◆“기관 움직임 주목해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직전인 11일부터 외국인은 매도 공세를 본격화했다. 이날까지 20일 하루를 제외하고 7거래일간 한국 주식을 순매도해 총 1조712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환율, 실적 등 여러 측면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며 “올해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게 낫다”고 진단했다.

이런 국면에선 결국 기관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기관은 한동안 낙폭이 컸던 업종 대표주를 ‘매수 타깃’으로 삼고 있다. 미 기준금리 인상 악재가 반영되기 시작한 14일부터 삼성전자(2457억원) 셀트리온(1657억원) LG화학(1270억원) SK텔레콤(969억원) LG유플러스(844억원) 삼성SDI(797억원) 등을 많이 담았다.

이들은 대부분 2분기 실적 개선이 예고된 종목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113억원으로, 전년 동기(55억원)보다 20.23배 많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0.2%, 셀트리온은 9.8%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3월5일 37만3500원(종가)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달 8일 연중 최저가(23만6000원)로 추락한 셀트리온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달 들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29만2000원으로 마감해 이달 들어 9.98% 올랐다.

◆실적 개선 예고된 저평가株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은 평소 눈여겨본 우량주 가운데 저평가 구간에 접어든 종목에 투자하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1배 미만 종목은 OCI(예상 영업이익 증가율 165.9%·PBR 0.70배) GS건설(119.4%·0.86배) SK이노베이션(108.3%·0.98배) 휴비스(97.9%·0.70배) 삼성증권(43.1%·0.69배) 포스코(42.1%·0.65배) 롯데쇼핑(39.8%·0.48배) 등이다.

OCI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신규 프로젝트 허가 중단 조치로 지난달 중순부터 급락세를 타기 시작해 지난 19일 연중 최저가(10만4500원)로 떨어졌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OCI는 PBR 0.7배인 10만3000원 근처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며 “저점 매수를 노려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은 종목 중 한국가스공사(영업이익 컨센서스 660억원) 대한유화(1081억원)도 PBR이 각각 0.69배, 0.87배에 머물러 있다. 이들엔 기관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기관은 이달 들어 포스코(354억원) 삼성증권(177억원) 대한유화(172억원) 등을 많이 사들였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