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메리츠화재가 21일 5% 가까이 하락했다. 자본 확충을 위한 잇단 증자로 주식 가치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4.83%) 내린 1만97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 5일 최대주주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대상으로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2021년 새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보험사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170%대에서 180%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RBC를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 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선 RBC를 200% 이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며 “이자 비용이 많이 드는 신종자본증권(영구채)과 후순위채만으론 대규모 자본 확충이 어려운 만큼 추가 증자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KB증권은 이날 메리츠화재 목표가를 2만1000원으로 4.5% 하향 조정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