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중단으로 인해 신흥국의 대규모 자급 유입이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에 대한 변동성과 우려가 한동안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흥국 증시에 대해 단기적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달러강세·신흥국 통화 약세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와 터키에 이어 브라질에 대한 우려까지 높아져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으로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미중 무역갈등을 포함한 글로벌 무역갈등 가능성과 신흥국들의 정치적 불확실성 역시 신흥국 자금 유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최 연구원은 신흥국에서 비교적 대외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국가로 인도와 베트남을 꼽았다. 다만 그는 "베트남의 높은 밸류에이션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외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가로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외국인 자금이탈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인도네시아 등을 들었다. 그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우 아르헨티나, 터키와는 다른 상황이지만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가 대내외 위기에 봉착하면서 이들 국가와 관련된 상장지수펀드(ETF)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금이 신흥국에서 유출되자 관련 ETF들은 직접·간접형 모두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이 연 4번으로 조정된 이후 신흥시장 주식 ETF가 가장 큰 유출량을 보인 반면 유입 상위 5위 ETF들은 모두 미국 관련 ETF들이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견고한 신흥 국가들 중 정치·대외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국가는 달러 강세 흐름이 완화될 시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한동안은 점도표 상향과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영향에 신흥국 지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신중하고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