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업종 ‘우등생’으로 거듭나고 있다.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지난 1분기부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며 주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조선업계 우등생' 현대미포조선… "하반기 수주 더 늘 것"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미포조선은 3900원(4.23%) 내린 8만8300원에 마감했다.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지난달 3일 잠정실적 발표 전후 기대로 8만원대 후반에서 10만원대로 급등했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지만 향후 주가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281.29% 급증했다.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적자(319억원)에서 올해 1분기(230억원) 흑자전환했다. 기관투자가의 매수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기관은 21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2분기 이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전 분기보다 17.52% 늘어날 전망이다. 산유국들의 정제설비 증설로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의 장기 수요가 견고하고, 중소선박 제조사들의 구조조정으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되면서 중동지역에서 정유설비 증설 가능성이 커져 PC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형 선박시장이 대형 선박시장과 달리 선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에 따른 기대도 여전하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 공시를 통해 9월 말까지 하이투자증권 주식을 매각한다고 밝혔다”며 “매각대금이 들어오면 재무건전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 들어 수주가 부진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미래먹거리인 수주량이 줄어들면 향후 실적이 둔화될 수 있어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수주 실적은 6억9000만달러로 연간 목표(30억달러)의 23%에 불과하다.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선박의 하나인 MR탱커선 시황 약세로 주요 조선업체 중 수주 실적이 가장 부진하다”고 우려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 공백은 메워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MR탱커선(중형유조선)과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MR탱커선은 100척 발주가 예상되는데, 현재까지 17척만 발주됐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MR탱커 발주 선박 17척 중 8척을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발주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