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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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미·북 정상회담을 공식화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주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주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으로 투자전략 수립 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4일 오전 10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계, 철강금속 등 남북 경협 관련 업종이 2%대 강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親書)를 갖고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면담한 후 "미·북 정상회담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는 2440선을 회복하며 오름세로 장을 시작했고, 이후 상승폭을 키워 2450선도 회복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주가 4·27 남·북 정상회담 기대가 피어오른 4월 중순께부터 코스피를 지지했으나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관련 기대가 증시에서 상당부분 선반영된 만큼 6·12 미·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에는 주가 상승 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택 KB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재료가 소진 된 후 남북경협주가 모멘텀 공백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6월 코스닥시장에서 북미 회담과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슈로 인해 남북 경협 수혜주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며 "2분기 및 하반기 실적모멘텀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을 겸비한 정보기술(IT) 및 중국 관련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남북 경협주 대표 종목으로 거론되는 현대건설의 경우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24일 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북 회담 취소를 통보한다고 밝힌 이튿날인 25일 10%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유화 제스쳐와 이에 따른 미·북 간 실무 접촉이 이뤄지면서 다음 거래일인 28일에는 가격제한폭(29.89%)까지 올라 장을 마친 바 있다.

따라서 옥석가리기는 필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27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며 경협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이 뚜렷한 건설 업종을 제외한 기대감만으로 상승한 종목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정을 거친 이후에는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재부각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주의 경우 여름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이후, 연말께 재차 모멘텀 확대가 예상된다"며 "건설 및 기계는 남북 경협 이슈를 제외하더라도 신흥국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수출 모멘텀이 증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초점]남북 경협주, 미·북 정상회담 후 떨어지는 칼날될까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