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아이폰 사이클 온다"… 반등하는 '애플 부품株'
스마트폰 업황 부진으로 관련 부품주가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애플 부품주는 강한 상승세를 보여 주목된다. 애플이 매년 9월 새 아이폰을 공개할 때마다 관련 부품주 실적이 개선되는 ‘애플 사이클’이 올 하반기에도 펼쳐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투자 매력이 높은 애플 부품주로 비에이치, LG이노텍, 삼성SDI 등을 꼽는다. 이들 종목은 모두 올초 부진을 떨치고 반등에 성공했다. 비에이치는 5월 이후 29%, LG이노텍은 27% 올라 지난해 말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삼성SDI도 이 기간 13.9% 상승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에 새 아이폰이 나오려면 늦어도 3분기 초까지는 납품이 시작돼야 한다”며 “관련 부품주 실적도 2~3분기에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에이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용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을 애플에 납품한다. 삼성SDI는 배터리와 OLED 소재를 생산하는 데다 OLED를 애플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15.22% 들고 있는 점 때문에 수혜주로 꼽힌다. 아이폰 신모델에는 OLED 디스플레이 채용이 늘고, 트리플 렌즈 카메라가 새로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국내 휴대폰 부품주는 깊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덕GDS와 자화전자는 올 들어 41.6%와 40.2% 하락했다. 해성옵틱스(-33.5%), 파트론(-19.0%), 옵트론텍(-15.2%)도 낙폭이 크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세가 둔화하며 업황이 좋지 않지만, 애플은 실적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등 상황이 안드로이드 진영보다 나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부품주 가운데서도 애플이 공급사를 다변화해 경쟁이 치열해진 기존 FPCB 업체는 주가가 약세다. 인터플렉스와 코리아써키트는 애플 부품주임에도 올 들어 56.4%, 38.0% 내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