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36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확대된 2015년 6월15일 이후 상한가 종목이 가장 많은 하루였다. 남북한 경제협력주가 미·북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에 무더기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남북경협株 '축포'… 상한가 64개 신기록
이날 코스피지수는 18.16포인트(0.74%) 오른 2478.96으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0.76%), SK하이닉스(-0.74%), 셀트리온(-1.45%), 삼성바이오로직스(-0.35%)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약세를 보였지만, 대거 급등한 남북경협주가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11.34포인트(1.31%) 오른 879.69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상한가 종목은 대부분 남북경협주로 채워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15년 6월24일 16개였던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남북경협주 급등 영향으로 28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코스닥시장 종전 기록은 2017년 12월18일의 13개였다.

전날 시가총액이 6조7816억원이었던 현대건설은 상한가로 장을 마쳐 시총이 2조원 넘게 늘어났다. 현대건설의 이날 종가(7만9100원) 기준 시총은 8조8082억원이다. 시총 순위는 44위에서 37위로 뛰어올랐다.

유가증권시장의 다른 대형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쌍용양회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현대상선(22.45%), 대한전선(21.30%), 금호산업(19.17%), 대우건설(14.47%), 두산건설(14.46%), GS건설(12.42%) 등 상한가까지 못 오른 남북경협주도 상승폭이 10%를 거뜬히 넘었다. 코스닥시장에선 KCC건설과 삼표시멘트, 유진기업 등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64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남북경협주 반등을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11억원과 138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건설을 각각 146억원과 483억원어치 순매도하는 등 남북경협주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남북 및 미·북 관계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무분별한 남북경협주 추격 매수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북 정상회담 기대에 힘입은 가파른 상승은 회담 후 ‘재료 소진’에 따라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면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과감히 매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