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4일 최근 일부 신흥국의 통화 약세 기조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고 금융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8일 2001년 위기 이후 17년만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등 최근 신흥국 시장 곳곳에서 이상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번 셀오프(sell-off)가 여타 신흥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그는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의 유입세는 둔화됐지만 시장은 빠르게 안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신흥국 통화 셀오프에는 미국 금리 상승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신흥국 시장은 다음달 12일과 13일에 예정된 6월 FOMC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시장은 6월 FOMC 관련 사안들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8일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Fed의 행동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일축하자 아르헨티나의 페소는 중앙은행의 6.25%포인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재차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6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는 만큼 관건은 회의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내 4회 기준금리 인상을 감행하겠다는 기조를 취하게 되면 현재의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기조가 강화되면서 최근 신흥국 시장에서의 변동성 확대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박 팀장은 "6월 FOMC에서 Fed의 톤은 아주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오히려 Fed가 연내 3회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며 "경제지표와 인플레이션 지표가 함께 둔화되고 있고, 4일 발표된 비농업 임금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해 2.6% 수준에 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채에 대한 투기 포지션도 추가적 달러 강세에 의문을 가지게끔 하는 요인"이라며 "작년 말부터 미국채에 대한 쇼트 물량이 역사적 최대 수준까지 누적된 상태여서 '쇼트 커버링(재매수)'이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