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테크(샤넬+재테크의 합성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품가방 가격이 오른다는 점을 활용한 재테크 방법이다.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도 샤테크를 주목하고 있다. 가격 인상과 중국 소비 증가에 힘입어 루이비통 에르메스 샤넬 등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의 수익률도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익률도 高高한 '럭셔리펀드'
◆中 명품시장 고성장 수혜

14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럭셔리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7.45%(11일 기준)로 집계됐다. 전체 42개 테마펀드 중 수익률 1위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가 8.66%의 수익률을 올려 가장 성과가 좋았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과 ‘한국투자글로벌브랜드파워’는 각각 8.26%, 4.40%를 기록했다.

수익률도 高高한 '럭셔리펀드'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럭셔리펀드는 명품업체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다.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지방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주가는 올해 21.67% 올랐다. 같은 기간 에르메스,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그룹의 주가도 각각 32.43%, 28.67% 상승했다.

중국의 반부패 정책이 느슨해지면서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이 작년부터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매출이 줄지 않아 성장세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루이비통모에헤네시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0.07% 늘어난 89억6000만유로(약 11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소비 능력을 갖춘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명품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작년 패션 사업뿐 아니라 향수, 와인, 시계, 주얼리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5년 수익률 70% 넘어

럭셔리펀드는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 비주류 상품 취급을 받았지만 지난 몇 년간 꾸준한 수익률을 내면서 재평가받고 있다. 럭셔리펀드의 3년 수익률은 35.46%, 5년 수익률은 70.57%에 달한다. 매년 10% 이상의 수익률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고액자산가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수익률이 올라가면 환매가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럭셔리펀드에는 올 들어 449억원이 순유입됐다. 설정액 규모도 3306억원으로 불어나 금펀드(3718억원)와 ‘덩치’가 비슷해졌다.

럭셔리펀드라고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만 담는 것은 아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혁신 브랜드에도 투자하고 있다.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 에르메스, 케링그룹 외에도 페이스북, 텐센트, 보잉, 비자 등을 담고 있다.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펀드는 나이키, 디아지오, 에스티로더, 페라리, 시세이도 등을 편입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