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4일 오전 3시26분

풀무원이 자회사 풀무원식품에 600억원을 출자한다. 재무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풀무원식품의 해외 자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풀무원이 이 같은 사실을 지난 3일 공시하자 이 회사 주가는 4일 14만6500원에서 13만7500원으로 6.14% 하락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풀무원은 풀무원식품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유상증자의 총규모는 652억원으로 풀무원뿐 아니라 SK증권이 운용하는 사모펀드(PEF) ‘IBK-SKS 중소중견 글로벌투자파트너쉽’도 52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풀무원식품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 대부분을 해외 계열사에 다시 출자할 예정이다. 일본 자회사인 콩 제조업체 아사히코는 이달 30일과 8월30일 두 번에 걸쳐 총 3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미국 자회사인 두부 제조·유통업체 나소야푸드도 이달 17일과 오는 8월30일 두 차례에 걸쳐 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다. 풀무원식품은 지분율에 따라 두 자회사에 440억원가량을 출자할 전망이다.

풀무원식품이 해외 계열사 뒷바라지에 나선 건 이들 회사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서다. 아사히코는 2016년 96억원, 지난해 6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294.32%로 전년 대비 92.53%포인트 높아졌다. 나소야푸드도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순손실을 내는 등 만년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풀무원은 2015년 8월 풀무원식품에 대한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방식으로 700억원을 지원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기업가치가 1145억원에 달하는 식자재 계열사 푸드머스 지분 전량을 풀무원식품에 현물출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해외사업 부실이 이어지자 3년 만에 재차 풀무원식품에 현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