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5일 오후 9시20분

삼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 지분 24.1%를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에 매각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24.1%의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베인캐피털을 선정했다. 매각 금액은 약 1조원으로 알려졌다.

[마켓인사이트] 삼성, 한화종합화학 지분 모두 판다
이번 거래는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계열사를 인수한 ‘삼성-한화 빅딜’의 후속거래다. 옛 삼성종합화학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빅딜 당시 일부 지분을 남긴 채 한화에 경영권을 팔았다. 삼성 4개 계열사를 약 2조원을 들여 인수해야 하는 한화그룹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대신 한화는 2021년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기로 약속했다. 삼성이 이 지분을 조기에 현금화하기로 한 셈이다.

매각이 완료되면 이 회사 지분 20.05%를 보유한 삼성물산은 8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IB업계는 삼성물산이 이 돈을 서울 서초사옥 매각 대금과 함께 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에도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번 거래는 삼성 측이 지난 2월 본입찰 이후 갑자기 조건을 바꿔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삼성은 당초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 시 공모가가 인수가보다 낮으면 인수자에게 투자원금에 연 4% 안팎의 수익을 더해 손실을 보전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본입찰 후 약 2000억원의 손실만 보전하겠다고 조건을 바꿨다.

IB업계 관계자는 “손실 보전금액이 크게 줄어 인수금액이 1조원 중반대에서 1조원으로 낮아졌다”며 “투자 손실 가능성에도 거래가 성사된 건 베인캐피털이 한화종합화학의 성장성을 밝게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