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주식 대차잔액이 80조원에 육박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최근 ‘거품 붕괴’ 우려가 제기된 바이오 종목의 대차잔액이 집중적으로 늘었다.

증시 대차잔액 80兆 육박… 바이오株에 집중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주식 대차거래 잔액은 78조6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63조원이던 대차잔액은 지난 16일 역대 최고치인 79조1124억원을 기록한 뒤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남에게 주식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공매도 투자자는 대차거래로 미리 주식을 빌린 뒤 이 주식을 팔아 현금화한다. 주가가 실제로 하락하면 더 싼 값에 주식을 사서 갚는다. 이런 이유로 보통 대차거래 잔액은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우려 등에 2500선을 재돌파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하락 장세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주도 최근 대차거래 잔액이 크게 늘어 공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 셀트리온은 대차잔액이 7조3000억원에 달한다. 8조원인 삼성전자에 이어 대차잔액 2위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1조7000억원), 신라젠(1조1000억원), 에이치엘비(5400억원), 바이로메드(4900억원) 등 1~4위가 모두 바이오 종목으로 채워졌다. 셀트리온제약(2600억원), 네이처셀(2300억원), 제넥신(2100억원)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