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올 1분기 IPO 청약경쟁률 8분기來 '최고'
공모주 청약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1분기 청약경쟁률은 8분기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신성장업종 기업의 잇단 증시 ‘데뷔’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다. 공모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공모기업 셋 중 한 곳은 희망가보다 높은 공모가격을 받았다.

신성장산업 종목 인기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매체인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신규 상장을 완료한 14개 종목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평균 566 대 1을 나타냈다. 2년 전인 2016년 1분기(706 대 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업 재무] 올 1분기 IPO 청약경쟁률 8분기來 '최고'
연초 코스닥지수가 상승한 가운데 스마트팩토리와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등 신성장산업 기업들이 공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비이오 편중에서 벗어난 다양한 유망업종 기업공개(IPO)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스마트팩토리 관련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링크제니시스다. 링크제니시스의 청약률은 1184 대 1에 달했다. 다음으로 벤처캐피털 린드먼아시아(1039 대 1)가 뒤를 이었고 정형외과용 의료기기업체 오스테오닉(998 대 1), 헬스케어 O2O 전문기업 케어랩스(886 대 1) 순으로 열기가 높았다.

미래 성장성 있는 적자기업에 상장 문호를 열어주는 ‘성장성 평가 특례 상장제도(테슬라 요건)’로 코스닥에 진입한 카페24 청약에는 배정주식수의 731배 수요가 참여했다. 513억원 공모에 청약 증거금(청약금액의 50%) 3조7430억원이 몰렸다.

청약에 앞서 공모가액 결정을 위해 실시하는 수요예측(사전 청약)에도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며 증시 새내기들의 몸값을 밀어올렸다. 1분기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404 대 1로 2015년 2분기 이후 11분기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

링크제니시스, 동구바이오제약, 케어랩스, 오스테오닉, 린드먼아시아 등 5곳(35%)은 희망범위 상단보다 비싼 값에 공모가액을 결정했다. ‘희망범위 초과’ 공모가 확정기업 비율은 공모주시장 열기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2017년 상장을 완료한 82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 중에선 7%만 공모가액이 희망범위보다 비싸게 매겨졌다.

공모금액 대폭 증가

1분기 공모금액은 4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61억원 대비 26%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다. 통상 1분기는 IPO 비수기지만, 연초부터 뜨거운 청약 열기에 기업들이 상장을 서두르면서 공모시장이 활기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기업별로는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1호인 생활용품업체 애경산업이 가장 많은 1978억원어치 주식을 공모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카페24(513억원)가 두 번째로 많았고 신약 개발업체인 엔지켐생명과학(431억원), 피부·비뇨기과 전문의약품업체 동구바이오제약(331억원)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별 주관 실적 기준으로는 대신증권이 애경산업, SG(에스지이), 아시아종묘 3개사 2211억원어치 주식 발행을 단독대표로 맡으면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