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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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주들이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던 화장품, 여행 및 항공주, 카지노주 등에 대한 관심을 키울 때”라고 조언했다.

롯데그룹주 일제히 반등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사드 배치 이후 고조된 한·중 양국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단체관광 정상화, 롯데마트 매각 절차 진행,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해결 등 가시적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 봄이 온다… 롯데·LG생건·아모레퍼시픽 '好好好'
이 발언이 알려진 뒤 주식시장은 사드 보복 해제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반응했다. 그동안 사드 갈등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롯데그룹주가 일제히 반등했다.

롯데쇼핑은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25만원을 찍었다.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도 상승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롯데마트의 영업손실은 2500억원에 달했다”며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면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0%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장품주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대표적인 종목들로 꼽힌다.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올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작년보다 20% 증가한 1조2500억원, 중국 화장품 매출은 32% 늘어난 479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사드 보복 해제 기대감에 상승세다. 지난달 말 31만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양 위원의 방문 이후 34만원대로 뛰었다. 이지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부터 면세점 매출의 반등이 기대된다”며 “사드로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웠던 중국 법인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대감 커지는 면세점·카지노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반부패 운동과 사드 보복으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타격을 입은 카지노주도 반등을 준비 중이다. 많은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주들의 실적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경TV 전문가인 김우신 파트너는 파라다이스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파트너는 “파라다이스는 지난 3월 드롭액(고객이 칩을 구매해 게임에 투입한 금액)이 1776억원으로 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92%나 증가했다”며 “한·중 관계 개선으로 중국인 방문객이 회복되면 실적 개선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면세점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롯데쇼핑, 호텔신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대표적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방문객 증가가 매출 증가와 직결되는 면세점에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경TV 전문가인 안인기 파트너는 면세점 대표주인 호텔신라를 추천했다. 안 파트너는 “1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부합하며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국 관광객이 회복되면 지난해 사드 보복에 따른 기저효과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통상 전쟁 등의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사드 피해주들은 버티는 힘이 다른 종목에 비해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