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매력이 높아지자 주가연계펀드(ELF) 시장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ELS는 코스피나 홍콩H지수와 같은 주가지수, 혹은 삼성전자 등 개별 종목 주가가 일정 기간 미리 정해놓은 범위에 있을 때 약정된 수익금을 준다. ELF는 여러 개의 ELS를 펀드로 묶은 상품이다.

◆한 달 새 687억원 순유입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총 450개 ELF에 최근 한 달 새 687억원(27일 기준)이 순유입됐다. 지난 1년간 ELF에서 빠져나간 돈이 8596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반전이라는 게 자산운용업계 시각이다.

ELF의 인기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살아났다. 지난 2월 초부터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조정을 겪으면서 투자위험을 낮춰서라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
증시 출렁이자… 투자자 관심 쏠리는 ELF
일반적인 지수형 ELF는 환매 시점(투자 기간 최장 3년)에 기초자산이 가입 시점보다 40~50%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과 함께 예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투자금이 몰리는 배경이다. ELF에 담겨 있는 ELS는 파생상품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목표수익률이 높아진다. 증시가 요동을 치면서 ELS의 목표수익률은 연초 대비 2%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두 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목표 수익률은 최근 연 6%대까지 올랐다. 자산운용업계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해 ELF를 쏟아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새로 나온 전체 펀드(339개)의 60%가 넘는 208개가 ELF였다.

◆ELS인덱스펀드는 분산투자가 장점

ELF시장이 커지면서 ELS인덱스펀드를 찾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ELF는 보통 1~3개의 ELS에 투자하지만, ELS인덱스펀드는 10개가 넘는 상품을 담는 게 특징이다. 삼성ELS인덱스펀드의 경우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만 2주일이나 한 달 간격으로 투자한다.

모두 13개의 ELS를 운용 대상으로 하는데, ELS 하나가 상환되면 새로운 상품을 편입하는 방식이다. 한국투자ELS지수연계솔루션펀드도 운용방식은 같지만 코스피지수까지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만 투자한다.

이정준 삼성자산운용 시스템전략팀 수석은 “ELS인덱스펀드는 10여 개 상품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줄어든다”며 “증권사들로부터 ELS를 사올 때마다 경쟁입찰 방식을 사용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ELS인덱스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8.11%로, 해외 주식형펀드(21.05%)보다 낮다. 하지만 지난 한 달간 해외 주식형펀드가 3.29%의 손실을 냈을 때 수익률이 -0.19%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LS 관련 금융투자상품은 가입 시점의 기초지수가 낮을수록 녹인(손실위험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이달 들어서만 1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유입될 정도였다”며 “ELF와 ELS인덱스펀드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서/나수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