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14일 오후 3시36분

[마켓인사이트] KDB생명타워, KB자산운용이 산다
서울역 인근 KDB생명타워(사진)를 KB자산운용이 약 4200억원에 매입한다. KB자산운용이 대체 투자 부문을 총괄하는 이현승 사장을 영입한 뒤 처음으로 국내 대형 부동산 매입을 성사시켰다.

14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이 건물 매각을 맡은 세빌스코리아와 메이트플러스는 전날 KB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있는 이 건물은 2013년 준공됐다. 지하 9층~지상 3층, 연면적 8만2116㎡ 규모다. KDB생명, 동부건설, 동부엔지니어링,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입주해 있다. 기존 소유주는 칸서스자산운용이 설정한 부동산 펀드다. KDB생명은 2013년 건물 준공 뒤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건물을 팔았고, 펀드에 주요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했다. 오는 10월 부동산 만기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물로 내놨다.

[마켓인사이트] KDB생명타워, KB자산운용이 산다
KDB생명은 매각 당시 건물 일부를 책임지고 임차하는 대신 재매각 시 3.3㎡당 1550만원, 총 3800억원에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받았다. KB자산운용은 KDB생명이 보유한 우선매수권 가격에 약 400억원의 웃돈을 얹은 약 4200억원(3.3㎡당 1700만원)을 제시했다.

서울역 권역의 대형 오피스 빌딩은 1~2년 전만 해도 공실률이 40%에 달할 정도로 높아 ‘투자자의 무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수도권급행철도(GTX) 개통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서울역 일대 업무용 빌딩 공실이 낮아지면서 최근 수익성이 올라갔다. KDB생명타워도 일부 상업용 공간을 제외하고는 공실이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말 진행한 입찰에 KTB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 JR투자운용 등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 10곳이 참여했다.

KDB생명은 이번 거래를 맺으면서 기존 임차계약을 7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부동산 부문에 이현승 사장을 영입해 전통 자산 운용을 맡는 조재민 사장과 ‘투톱체제’로 전환했다. 이 사장은 SK증권, 코람코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사장을 지낸 대체투자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KB자산운용이 KB생명, KB손해보험 등 KB금융지주 계열사를 부동산 펀드 LP로 끌어들이는 등의 방법으로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