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논란’에 휩싸였던 반도체 업종이 반등하자 관련주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확대로 반도체 장비주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14일 코스닥시장에서 원익홀딩스는 주당 110원(1.39%) 오른 803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352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에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한 주간(3월8~14일) 6.50% 올랐다. 같은 기간 테스(5.78%), 피에스케이(7.45%) 등도 오름세였다.

반도체 장비주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도체 경기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견조하게 상승하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중국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가 중국 내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며 “스마트폰의 메모리 탑재량이 늘고, 가상화폐 등 신규 수요처가 생긴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공정 난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장비를 교체해 공정을 전환하는 대신 신규라인을 증설해 생산량을 늘리는 추세”라며 “그만큼 신규 장비 수요가 늘어 장비주들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 장비회사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램리서치는 지난 2월 이후 16.94% 올랐다.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역시 같은 기간 11.30% 상승했다.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테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73.90%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25.73% 늘어난 796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피에스케이도 올해 처음으로 8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