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이 26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SDI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500원(2.23%) 오른 20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247억원어치, 기관은 25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화학은 외국인의 ‘사자’에 2000원(0.49%) 오른 41만1500원에 마감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날 약 26조원(200억유로)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CATL 등과 함께 공급 업체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8월 ‘로드맵 E’를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전기차 생산공장을 16곳으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연간 전기차 30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로드맵 E는 지난해 공개됐지만 투자 금액과 계약을 수주하는 업체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I는 그간 폭스바겐 전기차인 e-골프 모델에 배터리를 납품해온 만큼 이번 공급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의 점유율이 25%일 경우 신규 수주액은 6조3000억원, 50%일 경우 1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며 “LG화학은 올 한 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관련주도 강세였다. 2차전지용 소재를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와 일진머티리얼즈는 각각 8.58%, 6.07% 올랐다. 포스코켐텍도 3.10% 상승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