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13일 오후 3시45분

매각이 불발된 칸서스자산운용이 최대주주인 한일시멘트 오너 일가 도움으로 6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로써 김영재 칸서스자산운용 회장은 경영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최근 추진한 6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마무리했다.

특수관계인 포함 49%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한일시멘트 허동섭 명예회장의 두 딸인 서연·서희씨가 50억원을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인공제회, KDB생명 등 다른 주주들은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일시멘트는 당초 칸서스자산운용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웨일인베스트먼트와 구주 매각 협상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보류로 신규 증자 등을 통한 칸서스자산운용 인수가 좌절된 웨일인베스트먼트 측이 우회인수 방안을 타진하면서다. 그러나 한일시멘트는 구주 매각을 포기하고 오히려 증자를 선택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회사 매각이 실패로 끝난 후 200억원과 150억원 증자 계획을 연달아 밝혔지만 기존 주주들을 설득하지 못 해 모두 무산됐다. IB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칸서스자산운용 지분을 팔려고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증자 결정은 의외”라고 말했다.

칸서스자산운용은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대변인 출신으로 2004년 이 회사를 설립한 김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2009년 한일시멘트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자금 조달 성공 등으로 고비를 넘기게 됐다. 김 회장은 이 회사 지분 약 2%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