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단백질로 근육경련 등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보툴리눔독소 개발·생산 업체 메디톡스(대표 정현호·사진)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빅4’에 안착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를 빠르게 늘리면서 실적개선이 뒷받침되는 대표적인 바이오업체로 ‘큰손’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코스닥 시총 4위 메디톡스… 내수 평정하고 해외진출 가속도
◆한국 시장에서 압도적 1위

12일 코스닥시장에서 메디톡스는 1만6000원(2.43%) 오른 67만4000원에 마감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글로벌 증시 조정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선방하며 올 들어 38.99% 상승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3조8128억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14조6601억원) 신라젠(7조4854억원) 바이로메드(4조736억원)에 이어 코스닥 4위다. 지난해 말(8위)보다 4계단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올 들어 12일까지 각각 523억원, 1024억원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메디톡스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국내 경쟁사인 휴젤(올 들어 12일까지 주가 상승률·8.98%) 대웅제약(15.19%) 등을 크게 웃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게 이런 흐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7월 충북 오송 3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기존 공장 생산량의 10배에 달하는 규모의 보툴리눔독소를 생산한다. 김미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는 3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내수 가격을 20% 인하해 이전까지 35% 수준이던 국내시장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중국 진출 본격화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추정한 메디톡스의 지난해 수출액은 729억원으로, 전년보다 158% 늘어났다. 올해도 44% 늘어날 것으로 한화투자증권은 전망했다.

메디톡스가 개발한 액상형 보툴리눔독소 ‘이노톡스’의 해외성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메디톡스와 이노톡스 기술이전 계약을 2013년 체결한 미국 엘러간이 이노톡스 임상 3상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엘러간은 보툴리눔독소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보톡스’ 개발사다. 세계 보툴리눔독소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엘러간이 연내에 임상 3상을 시작하면 제품 최종 출시도 가시권 안에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노톡스가 상업화되면 메디톡스가 제품을 공급하고,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엘러간이 공급하게 된다.

중국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노톡스는 올해 초 중국 시판허가 신청이 끝나 글로벌 경쟁사보다 1년 정도 빠른 내년 초부터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메디톡스의 매출은 2203억원으로 전년보다 2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1131억원)도 지난해보다 25.42% 늘어날 전망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