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신흥국 펀드가 상대적으로 매력이 큰 투자대안이라고 진단했다. 현 시점에서 선진국 증시 펀드 혹은 안전자산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고수익 달성은 쉽지 않은 국면인 만큼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은 2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대에 근접했지만 이는 양호한 경기를 반영한 현상"이라며 "일시적으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상승 추세가 꺾이지는 않았다고 본다"며 신흥국 증시 전망을 밝게 봤다.

윤영준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이사 역시 "일시적인 충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최선호 해외펀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신흥국 펀드"라며 "향후 6개월까지는 신흥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투자펀드와 중국 펀드를 해외 펀드 포트폴리오의 70%까지 높일 만 하다는 평가다. 나머지 30%는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또한 지난해로 가입이 끝난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자라면 장기 투자 자금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성조 KB증권 포트폴리오관리부장은 "올해도 이머징 중심으로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하고, 해외 증시 중에서는 중국을 최우선으로 추천하고 있다"며 "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자라면 단기 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투자 한도가 남아있다면 추가 투자를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투자자금일수록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이 필요하고, 향후 금리 인상과 함게 신흥국 투자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신흥국 투자 비중을 높이는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박건엽 미래에셋대우 상품솔루션본부장은 "1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에쿼티(주식)의 상승 여력이 충분한 만큼, 장이 흔들릴 때 마다 추가 납입하는 것도 방편이지만 지역의 경우 5~6개 국가로 분산투자가 필수"라며 "리밸런싱(조정)이 불가능하다면 자체적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펀드가 장기 투자에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다양한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솔루션펀드'를 추천상품으로 제시했다.

문 본부장은 "(미 국채금리 상승 충격이) 미국에서 촉발됐음에도 불구하고 회복 속도는 이머징 국가에서 더 느리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정 국가 편입보다는 아시아 전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선진국과 이머징 증시 비중은 각각 절반씩이 적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머징 증시 가운데서는 중국의 비중을 30%, 중국 외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는 20% 수준을 추천했다. 관심 펀드로는 '한국투자 웰링턴글로벌퀄리티펀드'를 꼽았다. 현금 흐름이 좋은 금융주와 정보기술(IT)주 편입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기에도 선전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 팀장은 해외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선진국 비중을 한층 높게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

김 팀장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비중을 65~70%로 늘려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에 각각 25%, 일본에 5~10% 비중을 배분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신흥국 펀드에서는 중국과 아세안(20%), 동유럽펀드(5%), 중남미펀드(5%)를 편입하는 게 적당하다"고 권했다.

지역별뿐만 아니라 테마별로 포트폴리오를 배분하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윤 이사는 관심 펀드 3종으로 '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 '유리글로벌거래소펀드', 'NH-아문디 올셋 글로벌 실버에이지 펀드'를 뽑았다.

윤 이사는 "어느정도 수익이 난 신흥국 펀드의 경우 일정 기간 후에는 이익을 실현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며 "이후 글로벌 소비 증가와 금융업황 호조, 세계적 고령화 기조 등을 바탕으로 한 테마펀드로 재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27일 기준) 중국과 인도 지역 투자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기간 인도펀드는 -6.17%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중국과 중화권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3.48%, -3.31%로 집계됐다. 글로벌 주식형펀드 수익률(-2.59%)보다 부진했다. 신흥국펀드 중에서도 베트남(0.14%), 중남미(-1.27%)는 상대적으로 하락분을 만회한 상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