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가격이 작년 6월 저점(배럴당 42.53달러)보다 45% 높은 6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MLP펀드는 맥을 못 추고 있다. MLP는 원유나 셰일가스의 송유관, 저장시설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유가가 오르면 이들의 ‘몸값’이 오르고 펀드 수익률도 함께 개선된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이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MLP펀드는 최근 1년간(지난 27일 기준) 13~19% 손실을 입었다. ‘한화에너지인프라MLP펀드’와 ‘한국투자미국MLP펀드’ 손익률은 각각 -15.42%와 -13.36%로 집계됐다. ‘한화분기배당형에너지인프라MLP’는 -18.85%로 주저앉았다. 이들은 올해 들어서도 3%가량 손실을 봤다.

정동훈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매니저는 “2014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였을 때는 셰일가스 업체들의 증산으로 미국 내 원유 수송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MLP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시 MLP들이 셰일가스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바람에 원유 인프라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졌다. 작년에는 허리케인 ‘하비’가 정유시설이 모여있는 텍사스주를 강타하면서 일부 MLP 주가가 급락하는 불운도 겹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법인세 인하를 단행하면서 MLP들이 받고 있는 세금감면 혜택 비교우위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신승우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부정적인 요인이 상당수 MLP 주가에 반영된 데다 미국이 셰일가스 수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