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해외 증시에서 분 훈풍이 한국에도 도달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열린 한국 증시는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상승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20.99포인트(0.87%) 오른 2442.82에 장을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지난 9일 2363.77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4거래일 만에 3.34% 오르며 24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5억원, 34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달 들어 9일까지 1조9862억원 순매도하던 외국인은 13일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3거래일 동안 46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장중 245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1.27%)와 SK하이닉스(-1.42%)가 하락세로 돌아서며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주문할 것이란 보도와 미국 정부 규제 강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철강 등 한국 주력산업에 잇따른 미국의 통상 압력이 반도체로 확대될지 모른다는 경계심리가 커지며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장 마감 후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했던 후보물질의 임상 중단 소식을 알린 한미약품도 8.50% 떨어졌다.

19일 코스닥지수는 27.78포인트(3.28%) 오른 875.81에 마감했다. 9거래일 만에 87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49억원, 2383억원을 순매수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컸다. 셀트리온헬스케어(8.61%) 신라젠(10.77%) 등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 중 98개가 상승 마감했다.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변동성이 언제 다시 커질지 모르는 만큼 당분간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달 23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는 큰 폭의 지수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주, 금융주 등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