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내내 급등세를 타 화제를 모았던 2차전지 소재주 리켐이 주 막판에 고꾸라졌다.

지난 2일 코스닥시장에서 리켐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1730원에 장을 마쳤다. 리켐은 지난달 29일부터 4거래일 연속 급등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종목이다. 이날도 장중 한때 27.73% 뛰어 3155원까지 치솟았지만 장 마감을 15분여 앞두고 수직 낙하했다. 한국거래소가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 혐의에 따른 피소 여부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한 게 ‘직격탄’을 날렸다.

1주일새 3배 올랐다 하한가 추락… 경영진 비리의혹에 발목잡힌 리켐
리켐은 고질적인 적자로 시름해왔다. 지난달 26일엔 내부결산 결과 관리종목 지정 사유에 해당한다는 공시를 냈다. 작년에 별도 기준으로 약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3월 발표될 감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손실이 확정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리켐은 광학용투명장착필름(OCA) 사업부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6년엔 이 사업부의 영업을 중단했고, 토지와 건물 등을 65억원에 매각했다.

이런데도 최근 급등세를 탄 데엔 자금 조달 공시를 낸 게 계기가 됐다. 리켐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팜앤파머컴퍼니를 대상으로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부채 상환과 연구·개발비, 원재료구입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로 리켐이 회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조달했지만, 여건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된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혼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는 40.09%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팜앤파머컴퍼니로 바뀐다. 리켐은 지난 2년 동안 최대주주가 네 차례 바뀌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