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VC) 운용회사가 잇달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올해 1조1000억원의 벤처 투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VC업계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벤처펀드 조성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VC들은 펀드를 조성할 때 넣어야 하는 자체 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IPO에 나섰다.

30일 VC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국내 VC 운용사 중 5곳이 IPO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빨리 증시 입성이 예상되는 곳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다. 린드먼은 지난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3월 중순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규모는 169억~187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와 네오플럭스도 각각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와 이앤인베스트먼트는 내부적으로 상장 추진을 결정하고 주관사를 찾아나선 상태다. 이들은 대부분 운용자산(AUM) 기준 국내 10위권 밖의 중소형 VC다.

이들 중소형 VC가 증시 문을 두드리는 건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10조원의 자금을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대부분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VC가 조성하는 벤처펀드에 흘러들어가는 구조다.

벤처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VC 운용사도 자제 출자금을 펀드에 넣어야 한다. VC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VC는 출자금 마련이 어려워 펀드 규모를 확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시에서 자금을 조달해 펀드 규모를 늘리는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DSC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등 2016년 상장한 VC의 주가 흐름이 좋은 것도 VC가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다. 두 회사 주가는 30일 종가 기준 주당 6530원과 4195원으로 공모가(각각 주당 1700원, 1300원) 대비 3.2배, 3.8배씩 오른 상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체별 투자포트폴리오를 잘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호/이고운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