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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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계열사인 CJ오쇼핑과 CJ E&M이 지난 17일 합병을 공시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쇼핑은 E&M의 콘텐츠 기획 능력을 활용해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국내에서 정체돼 있는 홈쇼핑 사업을 만회하고, E&M은 오쇼핑의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사업을 다각화 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다만 국내에서 이 같은 융복합 미디어커머스 기업이 나온 전례가 없는데다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에 대한 검증이 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8일 "이번 합병을 통해 CJ오쇼핑은 한계에 봉착한 홈쇼핑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며 "CJ E&M은 늘어난 현금을 활용해 콘텐츠의 커머스 확장이라는 목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정 연구원은 "새로운 합병법인이 출범하더라도 글로벌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확대 기류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콘텐츠 경쟁력이 유지되는 한 기업 가치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오쇼핑은 합병을 통해 저성장 영역을 탈피할 수 있고 E&M은 이익 변동성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글로벌 미디어 업종이 산업간 합종연횡 및 플랫폼과 콘텐츠의 수직계열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라고 봤다.

이번 합병이 CJ오쇼핑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오쇼핑은 최근 CJ헬로비전 매각 불발 및 상대적으로 늦은 모바일 쇼핑 투자 등으로 기존 홈쇼핑 사업을 확장하는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며 "오쇼핑은 이미 채널 및 콘텐츠 파워가 강력해진 E&M의 채널과 콘텐츠를 활용해 판매 채널 확대를 할 수 있고 자체 상품 브랜드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구사도 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업의 방향성은 타당하나 시장에서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빅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의 경우 다년간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는 확보돼 있을 수 있지만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나 상품을 제안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은 검증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합병법인의 커머스 부문이 디지털 영역으로의 확장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큰 폭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보다는 회사의 전략 방안 확인 필요한 때"라며 "각 사업부문이 아닌 여러 사업부문에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나오는 투자자들의 고민도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