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공모주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싸늘하다. 올해 상장 1, 2호로 예정돼 있는 중·소형 공모기업들이 잇따라 저조한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닥시장이 연초부터 강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제조기업인 에스지이는 공모가를 6000원으로 확정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6300~7200원)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7.03 대 1로, 비교적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참여수량의 26.97%가 희망가격 범위의 최하단 미만으로 가격을 제시했다.

올해 1호 상장 기업이 유력한 반도체 장비 제조사 씨앤지하이테크는 희망가격 범위(1만6000~2만원)의 최하단인 1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249.23 대 1이었다. 참여 수량 대부분은 희망가격 범위의 중간 이하 수준의 가격을 제시했다.

IB업계에선 씨앤지하이테크의 경우 동종업계 내 다른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게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에스지이는 유사 기업의 상장 사례가 없어 공모주 투자자에게 낯선 기업이라는 사실이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일반 청약경쟁률과 다른 공모기업의 수요예측 성적표가 연초 공모주 시장의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 요건 1호 상장을 시도하는 카페24, 래시가드 제조사 배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엔지켐생명과학 등이 조만간 수요예측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