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식각장비를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 지디는 2일 “디엠씨 주식 924만7953주(지분율 25.59%)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470억원으로 지디 자기자본의 50.82%에 달한다. 지분 인수가 끝나면 지디는 선박용 크레인 제조업체인 디엠씨(코스닥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된다.

지디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75원(4.49%) 오른 1745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26억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시총 326억원짜리 소형주가 470억원을 들여 전혀 다른 업종 기업을 사들인 배경을 궁금해하고 있다. 주당 인수가는 5082원으로 디엠씨의 이날 종가 2800원보다 훨씬 높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디는 지난해 주요 매출처 납품이 중단되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LCD 장비 대신 신사업을 찾기 위해 디엠씨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지디는 공시에서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디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 계약금과 중도금 316억원을 치렀고 오는 3월 말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디엠씨는 선박용 크레인과 구성부품 등을 생산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극지쇄빙탐사선인 아라온호에 크레인을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2016년 기준 매출 1284억원, 순이익 9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지디는 2016년(146억원 순손실)에 이어 작년에도 109억원(3분기 누적)의 순손실을 냈다. 지디는 높은 가격에 디엠씨 주식을 사들인 이유에 대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때문에 인수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경영진이 회사 유보금을 이용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2005년 설립된 지디는 LCD 두께를 얇게 가공하는 식각장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납품 중단 소문이 미리 돌면서 작년 9월 말 4000원대였던 주가가 1000원대까지 폭락했다. 회사 측은 LG디스플레이와 신규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어려움이 커졌다. 지디는 작년 10월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규 사업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공시했고 이번 지분 인수도 이 같은 노력의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