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상품거래소가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선물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선물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는 물론 비트코인을 활용한 상장지수채권(ETN) 상장도 어려워졌다.

해외선 비트코인 파생상품 경쟁… 한국은 선물거래도 금지시켜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오는 10일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가 18일부터 거래하겠다고 발표하자 한 발 앞서 문을 열겠다고 나섰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1일 두 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허용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이뤄지면 투자자들은 가격 상승은 물론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게 된다. 이들 거래소뿐만 아니라 나스닥도 가상화폐 관련 상품을 내년 초 내놓을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도쿄금융거래소도 비트코인 선물 등 관련 파생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주요국에서 가상화폐를 둘러싼 파생상품 시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국내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파생상품 거래를 할 수 없다”며 “해외에서 거래된다고 해서 국내에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ETN 상장도 물 건너갔다.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을 상장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수차례 의사타진을 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라 상품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종서/추가영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