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7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이달 들어서만 12.39% 뛰었다. 거침없는 질주에 ‘800선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장밋빛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기업 실적 호전과 수급 개선(기관·외국인 순매수), 정책 기대감(벤처 및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오·제약주 등 일부 종목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지면서 지수가 단기 급등했기 때문이다.
"더 간다" vs "과열"… 불붙은 바이오주 '논란'
◆연일 연중 최고…전고점 코앞

코스닥지수는 16일 12.19포인트(1.64%) 오른 780.22에 장을 마쳤다. 지난 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연일 연중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 들어 10개월 내내 600선을 맴돈 코스닥지수는 지난 3일 처음 700선을 넘었다. 이후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호실적 전망이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의 매수세를 불러들이며 단숨에 전고점(2015년 7월20일 종가 782.64) 턱밑까지 치솟았다.

개선되고 있는 실적이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금을 끌어들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7거래일간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1조3280억원, 664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올 1분기 19.0%, 2분기 22.1% , 3분기 24.4%로 매 분기 높아지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을 넘어서고 있다”며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적으로 확인되면서 상승 종목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의 상승세가 실적을 기반으로 한 만큼 거품이 많았던 과거 강세장과는 다르게 움직일 것이라는 긍정론이다.

◆고개 드는 신중론

일각에서는 일부 종목으로의 과도한 쏠림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최근 6거래일간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드는 대형주지수는 10.64% 상승했지만 400위권 밖의 소형주들은 0.81% 오르는 데 그쳤다. 101~400위의 중형주지수 상승률도 3.85%에 불과했다.

이날도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셀트리온(5.04%) 셀트리온헬스케어(7.02%) 셀트리온제약(6.03%) 등 ‘셀트리온 삼형제’와 티슈진(11.32%) 바이로메드(4.41%)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26조8571억원)은 유가증권시장 바이오업종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6조1021억원)를 넘어섰다.

바이오주의 단기 급등에 따른 고평가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바이오주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투기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장한 지 1년도 채 안 됐고 신약을 내놓으려고 준비 중인 신라젠과 이미 많은 성과를 낸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이 엇비슷해진 상황이 코스닥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내 헬스케어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40.05배에 달한다. 정보기술(11.25배), 경기소비재(17배), 소재(15.26배) 등 다른 업종과의 격차가 크다. 반면 헬스케어업종의 1년 뒤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예상치는 33.77%로 소재(40.58%)나 IT(48.7%) 등의 업종에 못 미친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주 상승은 기초체력(펀더멘털)보다 신약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반영된 결과”라며 “‘탐욕은 매도하고 공포는 매수하라’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이 있는데 최근 코스닥시장의 움직임은 탐욕에 가깝다”고 말했다.

윤정현/김동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