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과 아연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경기 호조와 미국 달러화 약세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산업용 금속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대신 니켈선물 ETN(H)’은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2275원에 마감했다. 지난 8월7일 상장된 뒤 석 달간 20.93% 올랐다. 대신증권이 운용하는 이 ETN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선물 가격을 추종한다. 니켈 선물 가격 상승분의 약 두 배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대신 2X 니켈선물 ETN(H)’도 지난 9월26일 상장된 뒤 한 달여간 38.68% 급등했다.

니켈 선물 가격은 9월 말 이후 25% 넘게 올라 지난 6일에는 2년5개월 만의 최고가인 t당 1만2885원을 기록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세계 최대 산업용 금속 소비국인 중국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달러화 강세도 한풀 꺾이면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니켈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했다. 컨설팅 회사인 우드매킨지는 지난해 6만t이었던 세계 전기차 관련 니켈 수요량이 2025년 22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 아연선물 ETN(H)’도 아연 선물 가격 강세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8월7일 상장 이후 이날까지 3개월간 상승률은 13.65%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니켈과 아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내년까지 니켈과 아연의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지금 같은 랠리(가격 상승)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