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가상화폐 거래소 고가에 팔리자 빗썸 주주 지분 매각 급물살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사진)의 일부 주주가 소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3위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이 최근 게임업체 넥슨 지주회사인 NXC에 913억원에 매각되면서 관련 업체의 ‘몸값’이 치솟은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빗썸을 운영하는 비티씨코리아닷컴 주주들은 최근 동부증권을 통해 자신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분 매각을 타진하는 대상은 국내 벤처캐피털(VC) 등 기관투자가들이다. 이 중 일부 기관은 지분을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매각 대상 지분은 10% 안팎으로, 매각금액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티씨코리아닷컴 최대주주는 전자상거래업체 엑스씨피다.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코스닥 상장사인 옴니텔(8.89%)과 비덴트(11.11%)가 들고 있다. 비덴트는 엑스씨피와 옴니텔 지분도 각각 10%, 5.44% 갖고 있다. 세 회사는 지분구조가 얽힌 관계회사로, 이들은 모두 빗썸 지분을 조금씩 나눠 팔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 시장에서 코인원 코빗과 함께 3대 거래소로 불린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해 열 종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하루 거래량은 1조~2조원 수준으로, 7월엔 하루 거래량이 코스닥시장을 넘어선 적도 있다.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빗썸의 가상화폐 거래 점유율은 약 10%로 일본 비트플라이에 이어 2위다.

빗썸 주주들은 연초부터 지분 매각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최근 국내 3위인 코빗이 매각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NXC가 코빗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한 점을 고려할 때 코빗의 기업가치는 지분 100%를 기준으로 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빗썸 주주들은 기업가치를 3000억~4000억원으로 가정해 희망가격을 정한 뒤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호/강영연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