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1일 오전 4시18분

[마켓인사이트] "폐기물이 보물"… 맥쿼리 '폐기물 지주회사' 세운다
국내 폐기물 관련 회사를 잇달아 인수해온 호주 맥쿼리그룹이 ‘폐기물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폐기물 기업 인수 전용펀드를 조성하면서 추가 투자를 예고하는 가운데 인수기업들의 경영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맥쿼리그룹 한국법인은 그린이노베이션홀딩스라는 법인을 신설해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 회사 대표는 김병기 맥쿼리캐피탈 전무가 맡았다. 맥쿼리의 국내 계열사 수는 16개로 늘어났다.

그린이노베이션홀딩스는 맥쿼리캐피탈이 인수했거나 앞으로 사들일 폐기물 관련 업체들을 지배·관리하는 지주사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강자로 통하는 맥쿼리는 국내에서도 서울 지하철 9호선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집중했다. 2010년 이후 폐기물 수집과 처리, 종합재활용 등 폐기물 분야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 투자를 확대해 왔다.

맥쿼리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폐기물 관련 업체인 대길산업과 진주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도 새한환경, 세종에너지 지분 100%를 사들였다. 맥쿼리캐피탈은 올 들어 인수한 음식물 폐기물 처리업체 리클린을 포함해 엠다온 엠이천 엠함안 엠푸름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회사가 거느리고 있는 폐기물 분야 계열사를 합치면 8곳에 달한다.

맥쿼리캐피탈은 지난 5월 다비하나인프라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폐기물 전용 펀드 조성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의 펀드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7~8개 이상 업체를 추가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펀드 만기가 15년에 달하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관련 분야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맥쿼리가 폐기물 처리 산업에 주목하는 것은 사업 수익성이 좋은 데다 경기 변동에 따른 부침이 크지 않아 안정성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폐기물 발생량은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수요가 비교적 꾸준하다는 평가다. 폐기물 관련 업체 대부분이 비상장 중소기업이어서 향후 체계적인 경영 관리를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여지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맥쿼리캐피탈이 조성하는 펀드를 통해 폐기물 업체 인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지주사 체제를 통해 경영을 보다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