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0돌 코스콤… '한국 자본시장 모세혈관' 역할 톡톡
코스콤(옛 한국증권전산)은 요즘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 때 해킹을 막아주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면 자본시장 거래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장외시장 채권 거래에 이어 지난주에는 펀드 거래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코스콤 관계자는 “앞으로 주식 거래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증권 거래의 안정성과 보안성, 신속성을 모두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증권전산 전문기업이자 한국거래소 계열사인 코스콤이 20일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국내 500만 명의 투자자와 증권사, 거래소 간 증권 거래를 하고 있는 코스콤의 기술력은 한국 자본시장 수준을 의미한다.

코스콤은 40년 동안 한국 자본시장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주식 거래가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1977년 한국증권전산이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설립 첫해 증권사 지점 객장 전광판에 주식 거래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증권시세 게시시스템을 가동했다. 이후 증권정보문의시스템과 증권공동온라인시스템, 주식 자동매매체결시스템을 잇따라 선보이며 1980년대 증시 활황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5년에는 기관투자가용 종합금융·정보단말서비스 ‘체크(CHECKExpert)’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 및 코스닥시장 매매시스템 가동도 코스콤의 몫이었다.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나섰던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체크 단말기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증권거래 안정성도 크게 높였다. 코스콤은 거래정보 등을 담은 전산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각종 재난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경기 안양에 백업센터를 개원하고, 공인인증서비스 ‘싸인코리아(SignKorea)’도 선보였다.

2005년 사명을 코스콤으로 변경하고 차세대 거래시스템 개발에 본격 나섰다. 2009년에는 한국거래소 차세대 주식매매시스템 ‘엑스츄어(EXTURE)’와 금융투자협회 채권거래 전용시스템 ‘프리본드(FreeBond)’를 잇따라 내놨다. 금현물시스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스템 등 한국거래소의 주요 상품 시스템도 선보였다.

코스콤은 글로벌 시장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7개국에 수출했다. 지난주에는 인도네시아 IT 서비스업체 마이크로피란티 관계자들이 코스콤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현지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코스콤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블록체인뿐 아니라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며 “40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IT 기술력에서 앞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