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회사채 발행에 3배 주문 몰려
현대제철이 모집액의 세 배에 가까운 수요를 끌어모으며 올 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공모 회사채 25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벌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740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 회사는 수요예측이 흥행에 성공한 데 힘입어 전체 발행 규모를 41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3년물 800억원어치, 5년물 2200억원어치, 7년물 1100억원어치다.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리기 위해 만기가 짧은 3년물보다 5년물과 7년물을 더 많이 늘렸다.

이번 수요예측엔 연기금, 보험사, 운용사, 은행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골고루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중국법인 매출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전반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극복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팀장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대제철의 실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고 재무상태가 우수해 중국 문제만 정리되면 회사채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7005억원으로 전년 동기(7014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조462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371억원)보다 증가했다. 현대제철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등급 가운데 상위 세 번째인 ‘AA0’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