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기업금융(IB)부문은 지난 7월 키움증권에서 제약·바이오부문을 담당하던 김주용 애널리스트를 주식발행(ECM)본부 부장으로 영입했다. 지난 6월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가를 영입해 영업 전선에 배치했다.

삼성증권도 올해 초 IB본부 고객관리(RM) 인력으로 약학 박사를 신규 채용했다. 이들은 앞으로 해당 업종 내 주요 고객의 재무담당자들과 접촉하며 기업공개(IPO) 관련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IB업계에서 속칭 ‘찍새’(구두를 모아오는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로 불리는 RM(relationship manager) 인력 구성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회사채나 주식 발행 관련 딜(거래)을 따내는 핵심 경쟁력이 부지런히 고객을 만나 친분을 쌓는 근면성에서, 4차 산업혁명 분야 전문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경제 구조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제조 대기업 중심에서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할 강소기업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작년부터 셀트리온(합작 투자금액 1500억원), 네이버(1000억원) 등과 합작투자에 나선 것도 먹거리 선점을 위한 전략이다.

특히 대형 증권사들은 IB부문 승부처인 IPO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면 전문인력 강화가 필수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골드만삭스 RM의 경쟁력도 속칭 ‘딱새’(모아온 구두를 닦는 사람)로 불리는 PM(product manager) 뺨치는 수준의 상품 이해능력에서 나온다”며 “국내 증권사들이 단순히 IPO 주관 업무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투자까지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전문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