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비둘기가 아닌 매를 날리면서 세계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 증시에서도 상승을 이끌 재료가 부족한 만큼 올 2분기 실적주나 배당주 등 대안을 찾으라는 주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6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관련해 시장은 비둘기적 태도를 예상했으나, 실제 결과는 다분히 매파적 색채가 짙었다"며 "경계심을 반영할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지표의 둔화에도 미 중앙은행(Fed)는 금리인상에 더해 연내 1차례 추가 인상 전망 유지, 연내 보유자산 축소 시작 등을 예고했다. 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6%로 낮췄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는 주식 측면에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기대 둔화로 해석된다"며 "코스피 상승의 한 축이었던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 매매의 후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2분기 실적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관련 불확실성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코스피의 2분기 실적은 금액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측면에서 1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경기민감주의 실적부진이 원인 중 하나다. 에너지 화학 조선의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치고, 철강은 1분기 대비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오는 20일 대기하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6월 연례 시장분류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류에서 중국 본토 A증시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MSCI 신흥국 지수에는 한국 증시가 편입돼 있는데, 중국 A증시가 추가되면 지수내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는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의 한국 이탈을 의미한다.

김용구 연구원은 "6월 FOMC 이후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2분기 실적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보기술(IT) 은행 증권 패션 등 2분기 실적개선주, 6월 반기배당을 노린 전통적 고배당주 등이 대안"이라고 했다.
[초점] 미국이 날린 매를 다루는 방법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