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11일 오후 2시32분

아주산업이 올해 신용등급 ‘BBB급’(신용등급 BBB-~BBB+) 기업 중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금액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大漁)’인 넷마블 상장을 앞두고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자금이 유입된 덕분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주산업이 4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에 총 75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200억원씩 발행할 예정인 2년 만기 채권과 3년 만기 채권에 각각 350억원, 400억원의 청약이 들어왔다. 채권 발행실무는 신영증권이 맡았다.

업계에선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일드펀드’ 자금이 들어온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채권 또는 코넥스 상장 기업 주식에 투자하면 공모주 배정물량의 10%를 먼저 배정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첫 상품이 출시된 2014년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 BBB급 채권의 주요 투자자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9월 아주산업이 55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때도 하이일드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자산운용사와 증권사가 대부분의 매수 주문을 냈다.

그러나 작년 말 이후 대형 공모주가 자취를 감추면서 하이일드펀드는 회사채 시장을 떠났다. 그랬던 하이일드펀드를 다시 불러들인 건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예상 시가총액이 10조원대에 달하는 올해 IPO 시장 최대어다. 이 회사가 최근 국내외 투자자를 상대로 로드쇼(잠재적 투자자 대상 증권 설명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상장절차에 들어가자 넷마블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몇몇 하이일드펀드가 아주산업 회사채 편입에 나선 것이다.

아주산업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로 10개 투자등급 중 여덟 번째에 해당한다. 신용등급은 높지 않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아주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542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103.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6.9%로, 2015년(11.1%)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차입 부담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 차입금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비율이 2014년 10.3배에서 지난해 3.0배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아주산업은 성공적인 수요예측에 힘입어 채권 발행금리를 당초 희망 범위보다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에프앤자산평가 등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이 회사의 2년 만기 채권금리는 연 4.018%, 3년 만기 채권금리는 연 4.85%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