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초불확실성 시대 박스권 돌파 쉽지않아"
“저평가 종목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상향식’ 투자가 초불확실성 시대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해법입니다.”

박정준 JP모간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사진)은 9일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가는 코스피지수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부가가치 기술력을 갖춘 개별 기업을 발굴하는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초불확실성의 시대…투자의 나침반’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7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세 번째 세션에서다.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사회를 맡은 이 세션에는 박 센터장, 박종학 베어링자산운용 한국법인 최고투자책임자(CIO),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혁신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CIO는 “2014년 이후 국내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었다”며 “반면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업 섹터에 관계없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업을 찾아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 센터장은 “4차 산업혁명의 수혜는 혁신기업과 그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몫”이라며 “구글처럼 플랫폼을 장악하고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당의 투자매력도가 커지고 있는 점도 고려 대상으로 꼽았다.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증가한 데다 연기금의 배당 요구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등 기술혁신이 국내 경제 및 투자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이 오갔다. 박 CIO는 “골드만삭스는 600명에 달하던 트레이딩 직원을 2명으로 줄였다”며 “한국도 10년 뒤부터 자동화로 직업을 잃는 사람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생산성은 올라가는데 고용이 지체되는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한국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스마트폰의 모델 사이클이 전환되는 시점은 접히는 화면이 개발되는 2019년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제조사 간 듀얼카메라, 안면인식 등 성능 개선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 센터장은 “올해부터 물가가 오르고 실질금리가 떨어지는 부의 파괴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수익 추구형 투자를 할 땐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