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수산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원양어업을 하며 수산물을 판매하는 회사다. ‘동원참치’를 만드는 동원그룹과는 관계없는 기업이다. 이 회사가 지난 14일 공시한 3분기 보고서가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공시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선 결과 극보수주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치 사건이 사회 전반의 비리 문제로 번져가고 있다”며 “당사의 이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대형 변수들이 뉴스로 오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뉴스는 앞으로 우리가 헤쳐나갈 길이 녹록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사업 경영실적의 주요 변수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동원수산이 하는 원양어업이 최순실·트럼프와 직접적 상관관계는 없다. 하지만 일본 노무라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지출을 줄일 것”이라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분기 0.7%에서 4분기 0.2%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의 장벽을 높일 경우 국내 실물경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동원수산은 보고서를 통해 “예전에도 그랬듯이 정신무장을 새로이 하겠다”며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냉철히 찾아가면서 어려움에 당당히 맞서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