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으로 대표되는 중소형주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연초부터 계속된 중소형주와 성장주의 조정은 올해 9월 이후 진정되는 듯했지만 한미약품의 기술계약 해지 관련 공시 이슈가 제기되고서 다시 심화하는 양상이다.

성장주의 부진은 신뢰도 약화에서 시작됐다.

연초부터 화장품 관련주의 기대치를 밑돈 실적이나 높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감당하기 힘든 바이오주 실적은 성장가치만 믿고 성장주에 투자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다줬다.

여기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믿은 중국 소비를 낙관하기 힘들어졌다.

최근 제약과 바이오 붐의 선두주자인 한미약품 사태는 성장주 투자에 대한 근간마저 흔들기에 충분한 요인이 됐다.

이런 배경에서 단기적으로 성장주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속도가 현저히 둔화할 조짐을 보여 기대수익 대비 위험이 큰 주식에 대한 기피 심리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 선호 현상이 심화하는 것은 예상 실적 대비 저평가 인식이 퍼진 가치주 스타일의 종목 선호가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순환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성장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약화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올해를 넘긴 이후부터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성장주 투자를 위한 시그널은 무엇일까?
신뢰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

그런데 실적이나 성장의 실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해 이를 낙관하고 기다리는 건 상당한 비용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성장가치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재료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풍부한 시장 에너지가 회복되는 것을 투자 시그널로 생각하는 것이 낫다.

코스닥 등 성장주의 투자 성과가 가장 우수했던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을 웃돌 정도로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됐다.

그러나 최근처럼 하루 거래대금이 평균 8조원을 겨우 넘는 수준의 제한된 유동성 공급 여건에선 안전한 주식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시장 심리가 안정되고 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면 거래대금의 회복 속에 성장주의 부활을 기대해볼 수 있다.

투자의 대가인 필립 피셔는 저평가된 주식이 고평가되면 파는 가치주 투자와 달리 성장주 투자는 오르는 주식을 사서 수익을 내고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번 주 주목할 만한 대내외 주요 경제 지표와 이벤트(현지시간)들이다.

▲ 10일(월) = 중국 9월 사회융자총액, 한국 8월 통화 및 유동성·9월 금융시장동향
▲ 11일(화) = 러시아 3분기 경상수지
▲ 12일(수) = 유럽 8월 산업생산, 한국 9월 고용동향
▲ 13일(목)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중국 9월 무역수지·소비자물가지수
▲ 14일(금) = 미국 9월 소매판매· 8월 기업재고, 한국 9월 수출입물가지수

(작성자: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 Jeff2000@iprovest.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