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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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국내 여행주(株)는 울상이다. 일본 지진과 테러 등 잇단 악재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은 주가를 끌어내렸다.

15일 오후 1시46분 현재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600원(0.77%) 내린 7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52주 신저가로 연간 최고가인 20만5000원과 비교할 때 62.29% 급락했다.

같은 시각 모두투어는 100원(0.35%) 떨어진 2만8300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 8월 52주 신고가인 4만5500원까지 오른 뒤 37.80% 미끄러졌다.

하나투어는 2분기 시내 면세점 부진에 실적 저하가 예상된다. 최근 면세점 하루 매출은 약 4억5000만원대로 당초 계획인 1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내 면세점은 지난 1분기 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면세점은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4월 발생한 일본 지진에 현지 자회사 실적도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14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8% 늘어나겠지만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69억원을 120.29% 가량 밑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부진은 연이은 대외 악재에 할인 판매를 진행,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국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도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모두투어는 일본 지역 역성장과 주력 노선인 유럽의 회복 지연이 예상된다.

유성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달보다 14.4% 감소한 44억원, 매출은 3.9% 늘어난 515억원이 될 것"이라며 "자회사인 서울호텔직업학교가 올해 적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회사 중 하나인 자유투어의 경우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다만 송출객이 증가하는 등 경영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일본과 동남아 등 단거리 여행 수요가 중심을 이룬 점도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일본 노선은 유럽과 비교할 때 1인당 수익성이 약 2.5배 낮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여행주 실적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휴가철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되는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주는 올해 '상저하고' 흐름 중 고(高)의 시작점에 서있다"며 "하반기 구조적인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턴어라운드(급격한 실적 개선)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따른 기저 효과도 기대 요인이다. 하나투어는 작년 7월과 8월 각각 5.0%, 3.9%의 예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 예약률은 20.2%와 14.9%였다.

이달과 다음달 하나투어 예약률은 각각 44.1%, 25.0%로 급증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44.5%와 25.2%로 늘어난 상태다.

최 연구원은 "메르스 기저 효과 및 성수기 진입으로 예약률이 크게 높아졌다"며 "하반기 뚜렷한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등은 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한국인이 해외로 나가는 본업이 매우 견조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파운드 및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는 등 긍정적 요인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여행주의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