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는 중화권 시장과의 연계 거래를 지원하고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 8월1일부터 정규시장의 마감 시점을 30분 늦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의 정규 시장 거래 마감은 현재 오후 3시에서 오후 3시30분으로 변경된다.

일반 파생상품시장 마감은 현행 오후 3시15분에서 오후 3시45분으로 늦춰진다.

거래가 집중되는 장 종료 시간을 연장함으로써 시장 유동성이 3∼8%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음은 증권 거래시간 연장과 관련해 거래소 측이 밝힌 입장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장 개시 시점 대신 장 종료 시점을 조정하는 이유는.
▲ 중화권 시장 정보의 원활한 반영과 연계 거래를 지원하고,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장 개시 시점을 앞당길 경우 중화권의 정보 반영 효과가 미미하고,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어려울 수 있어 연장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 차라리 점심시간 휴장을 부활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

▲ 점심 휴장은 연속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저해해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거래소는 2000년에 점심시간 휴장을 폐지했고, 아시아권의 많은 거래소도 최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점심시간 휴장을 축소하거나 폐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점심시간 휴장을 없애고 있는 상황에서 휴장이 부활된다면 우리 증시의 글로벌 경쟁력이 상당히 약화할 것이다.

-- 아시아권의 매매거래 시간은 대체로 우리보다 짧은 편인데 굳이 연장할 필요가 있는가.

▲ 아시아권은 전통적으로 점심시간 휴장이 있어 매매시간이 유럽과 미국보다 다소 짧은 편이다.

다만 아시아권 거래소는 역내 거래소 간 경쟁 심화에 대비해 매매시간을 일제히 연장하고 있다.

싱가포르(8시간)는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유럽 수준(8시간30분)으로 거래시간을 늘려 아시아에서 국제금융센터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우리 시장도 조속히 거래시간을 연장해 아시아 역내 거래소와의 경쟁 체제에 대비한 증시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 매매 시간 연장에 따른 문제점은 없나.

▲ 청산결제업무 프로세스를 순연하고, 당일 결제상품(Repo·일반채권)의 결제시한을 현행 오후 4시에서 4시30분으로 조정하면 청산결제 측면에서는 큰 문제의 소지가 없다.

다만 정규시장 마감 시간 연장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일부 업무에서 지연이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외거래를 단축해 총 거래시간은 종전대로 유지돼 노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다.

-- 중화권 시장과의 연계 강화로 우리 증시 변동성이 심화할 우려는 없나.

▲ 중화권의 영향력 증대 등으로 우리 증시에서 중화권 정보의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반영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화권 시장과의 중첩 강화로 중화권의 높은 변동성이 우리 증시로 전이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지만, 우리 증시는 동적·정적변동성완화장치 등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수 있는 시장·종목 차원의 가격안정화장치가 도입돼 있다.

따라서 시장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중화권 정보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다.

--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이 외환 거래시간 연장,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과 어떻게 연결되나.

▲ 외환거래 시간은 거래소 주식시장 시간과 연동돼 왔다.

거래소 시간이 연장되면 외환 거래시간도 그만큼 연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거래시간 연장은 MSCI 선진지수 편입과는 관계없다.

국제 경쟁력 강화, 투자자 편의 도모, 박스권 증시 탈출 등 여러 가지 필요성에 따라 2014년부터 추진해 온 것이다.

-- 거래소 노조에서는 거래시간을 연장하더라도 거래량 증가 효과는 미미했지만 업무만 가중된다고 지적한다.

노조와는 어떻게 협의할 방침인가.

▲ 로컬시장이라면 거래시간을 연장해도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이제 글로벌 원마켓(하나의 시장)이다.

국내 정보뿐만 아니라 해외 정보도 바로 우리 시장에 반영되고 그 정보에 따라 시장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런 점에서 거래시간이 길면 길수록 로컬 마켓과 달리 거래 증대 효과는 상당히 커질 것이다.

-- 왜 30분 연장했나.

앞으로 거래시간을 더 늘릴 계획은.
▲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1시간으로 연장하면 더 효과가 발생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런데 거래시간 연장은 근로자 부담과도 연결된 문제다.

30분이 이론적인 관점에서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노무 부담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 거래 처리 프로세스상 가장 효율적인 연장 시간이 30분이라고 보면 된다.

-- 이번 연장으로 채권 거래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 국채 시장은 장내 거래가 많고 일반 사채는 장외가 거래가 많다.

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면 국채 시장은 좀 더 증가할 것 같고, 일반 사채도 주식시장 연장 효과와 비슷하게 10% 정도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