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주식시장에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관들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4월1일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 기준으로 3조5천58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기간의 전체 32거래일 중 6거래일을 제외하고 기관은 모두 순매도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달 기관의 순매도 기조는 코스피가 2,000선 부근까지 오른 데 대한 차익실현성 성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미국의 6월 금리 인상 문제와 중국 경기지표 부진에 따른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매도 공세를 펼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달 예정된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이벤트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투표도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 자산 처분을 유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기관의 이 같은 거친 매도공세에 지난 4월28일 2,000선을 지키던 코스피는 13거래일 만인 전날 1,940선으로 밀렸다.

이달 들어서는 12거래일 중 4거래일만 오르고 8거래일 동안 미끄럼을 탔다.

전날까지의 지수 추이로만 보면 '5월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증시 격언을 따랐다면 어느 정도 손실을 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의 팔자세는 이달 정점을 지날 것"이라며 "이는 국내 기관이 순매도를 멈춘다는 것이지 순매수로 전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말까지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 논의, 브렉시트 투표 등 투자심리의 굴곡을 만들 대외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어서 수급 불균형 양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 4월 이후 기관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9천775억원), LG화학(-4천19억원), 삼성물산(-3천507억원), 네이버(-2천6억원), 포스코(-1천888억원) 순이었다.

그러나 기관들은 내수 및 경기방어주에는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 기간에 기관은 KT(1천662억원), KB금융(1천495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영 연구원은 "대외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낮고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가는 내수주에 변동성 장세의 대안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