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 지속할 듯…"추가 상승 기대…추세적 상승은 어려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당분간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 효과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도 당분간 더 상승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미 주식시장의 안도랠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가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지표 부진 등의 부담 요인까지 감안하면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82포인트(0.95%) 오른 1,993.72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79포인트(0.50%) 오른 1,984.69로 상승 출발해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00선에 다가갔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상승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앞서 16일(현지시간)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올해 두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 기준금리인 0.25%∼0.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향후 기준 금리 전망에 대한 점도표 역시 완화적이었다.

기준금리 예상 중간값은 작년 12월 1.4%에서 0.9%로 크게 하락했다.

작년 12월에는 연내 4차례 인상을 예고했지만 이번에는 2차례 인상으로 바뀌었다.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금리 동결을 결정하고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자 시장에선 위험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변동성지수(VIX) 등 글로벌 주요 리스크(위험) 지표도 작년 12월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인민은행(PBOC)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통화 완화 조치, 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스탠스가 위험 자산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6월 FOMC 이전까지 위험 자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안도랠리 기조를 지속하며 추가 상승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이 위험자산 가격을 지지하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시장은 올 하반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유동성 효과로 외국인의 매수세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사실상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전날까지 한 달간 순매수 규모만 3조원에 달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이후 외국인은 순매수 전환 후 4∼5개월가량 순매수 추세를 형성했고 연도별로 각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최고 10조원 이상이었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3∼4개월간 10조원 이상의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관의 차익 매물 압박 속에서도 시장의 추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통화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에 이미 안도랠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 이벤트가 종료되며 재료 실현 및 차익 매물 출회 압력 또한 높은 상황"이라며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2,000선을 돌파할 수는 있겠지만 지속성이나 상승 강도는 강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등 신흥국 경제 지표가 부진한 점과 국내 기업의 실적 하향 조정이 여전한 점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았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에도 코스피의 박스권이 돌파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은 이어질 것이나 추세적인 상승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오태동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 턴어라운드 신호가 나타날 때까지 주식시장의 상승속도는 완만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